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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by 잉여인96 2023. 3. 14.

하루가 저뭅니다

기약없는 얼굴을 내밀며

 

사람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비웁니다

전철에 실려 어딘가로

 

그 많던 발소리가 말소리가

어디갔나요

그 소름돋는 적막이란

 

밤이 오니 여러 생각이

달처럼 떠오릅니다

내 마음은 지금

해처럼 저물었습니다

 

강물 위에 비친 도시의 네온사인

흐느적 흐느적

살아 일렁이는 혼돈

그 모습 내 마음과 같습니다

 

잠에 들어야 하는데

도통 잠이 오지 않습니다

놓쳐버린 것들을 생각합니다

생각하지 않아도 될 후회들을

또 다시 생각합니다.

 

이제

나를 그만 괴롭히고 싶습니다

나를 자유롭게 해주고 싶습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내가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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