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스비 아까워서 걷는다
집에서 시내까지 한 시간
도보를 걷고 있으면
쌩하며 스치는 자동차
다들 어딜 그리 바쁘게 가는지
그러고 보면
나만 느린 것 같다
나만 뒤쳐진 것 같다
느림의 미학이란
빈자 아닌 부자의 소유
젊음 아닌 늙음의 소유
귀 속의 이어폰으로
막는 세상의 소리
주위의 수근거림
언제까지 무시할 수 있을까
고시원에서 듣던
노래가 귀 속에 울리면
배고팠던 그 때의 기억
문득 가슴이 시려온다
백수 하나 비틀거린다
스물 막바지의 걸음
이 터널이 끝이 나긴 하는지
그저, 어둠 속의 희미한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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