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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쿠오카+벳푸 여행기 6 (벳푸 여행편)

by 잉여인96 2023. 2. 24.

벳푸에는 지옥 온천 순례 코스가 있다.

7개의 지옥 온천이 있는데,

'바다지옥', '도깨비 대머리 지옥', '가마도 지옥', '오니야마 지옥', '흰 연못 지옥', '피 지옥' , '회오리 지옥'이다.

'산 지옥'이 포함됐었는데, 지금은 순례코스에서 빠져있으니 참고 바란다.

 

그리고 7개 지옥에 입장 시 입장료를 내야하는데, '벳푸 지옥 순례 통합권'을 사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참고로 3개 정도 둘러보면 본전이다.)

 

우리가 처음으로 간 곳은 '흰 연못 지옥'이었다.

입구로 들어가면, 흰색 보다 연한 녹색에 가까운 색감의 큰 온천 연못이 펼쳐진다.

연못을 지나 더 들어가면 작은 수족관이 있다.

특이한 물고기들이 있는데 어류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좋아하실 것 같다.

이 물고기의 이름은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녀석이 여기 흰 연못 지옥의 마스코트로 보였다.

귀여워서 한 장 남겼다.

다음으로 간 곳은 '오니야마 지옥' 즉 귀산지옥이었다.

온천수에 사는 악어 컨셉의 지옥이었다.

수증기가 엄청난 온천. 촬영하다가 수증기에 휩쓸렸다 ㅋㅋㅋ

여기서 더 들어가면 악어가 나온다.

철창으로 막아놔서 안전하다. 

아래는 전체 풍경.

중간에 잠깐 들른 박물관. 

거대한 악어 박제가 있어서 보았다. 무려 3m 이상이다. 

다음으로는 '가마도 지옥'에 방문했다. 멀리 떨어져있지 않았다.

가마도 지옥 입구 주차장에서 뭔가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서 보니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모여서 구호를 외치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이 엄청난 텐션이란ㅋㅋㅋㅋ

게시물이 뭔가 해서 봤더니만,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의 주인공의 성이 '가마도(카마도)'라고 한다.

여기 온천 지명에서 따왔다는 걸로 들었다.

청색의 온천이 뭔가 신비로우면서도 위험한 자태를 뿜고 있었다. 주위에 둘러친 빨간색 나무 울타리와 색감이 대조가 되어서 더 그렇게 보인 것 같다.

이렇게 서툰 한국에로 적어놓은 표지판이 왠지 정겹다 ㅋㅋㅋ

온천수를 시음할 수 있어서 한 컵 마셔봤는데, 맛은 별로였다.

짜고 텁텁한 물 맛.

온천 옆에 작은 신사가 있었다. 신기해서 찍어봤다.

100엔 짜리 운세종이가 있어서 기념으로 사 보았다.

문제는 일본어와 한자가 가득이라 네이버 파파고가 아니면 해석이 안 된다는 점.

온천 내 상점에서 말차 맛 아이스크림을 팔길래 고민 없이 샀다.

부드러운 식감에 과하게 달지 않은 어쩌면 슴슴하기 까지한 그 말차의 맛이 매력적이었다.

말차 계열을 좋아한다면 추천한다. 

친구는 빵과 우유를 먹었다.

친구는 안내원으로 보이는 일본인 할아버지가 와서

빵에 소금을 뿌려먹으면 더 맛있다고 하니,그대로 뿌려 먹었다.

 

언덕을 따라 쭉 올라가니 '바다지옥'의 입구가 보였다.

동영상으로 보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해 영상을 찍어왔다.

온천과 큰 연못, 그리고 신사로 이어지는 영상이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힐링 그 자체였다. 

우리는 바다 지옥 온천 내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도 잠깐 들렀다.

문구 해석 : '매일이 지옥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기념품 샵을 나오면서 발견한 아이스크림 자판기.

일본에는 이런 독특한 자판기가 많이 보였다.

한국은 자판기가 없어지는 추세인데, 일본은 반대였다.

여기서 일본과의 문화 차이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자판기를 좋아하기에,

한국에서 자판기가 사라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도깨비 대머리 지옥'이 있어서 바로 들어갔다.

들어갔는데 너구리 한 마리가 우릴 반겨준다.

시비 거는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ㅋ 뭔가 우스꽝스럽게 생겼다.

이 회색빛의 온천이 대표적인 온천인데, 모습이 흡사 스님의 대머리를 닮았다고 한다.

아래는 붉은 빛을 띄는 온천이다. 마치 작은 지옥을 연상시켰다.

나중에 방문할 '피 지옥' 온천이 기대되었다. 피 지옥 온천의 축소판 같은 느낌.

여기까지 총 5개의 지옥을 순례했다.

순례를 했다는 증거로 종이에 스탬프를 찍었는데, 이게 또 모으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나머지 '피 지옥', '회오리 지옥'은 이 다섯 지옥과는 멀리 떨어져 있었다.

걸어서 30분 정도.

 

후쿠오카행 버스는 14시였기에 시간은 남아있었다.

그리고 이왕 순례하는 거 끝까지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나머지 지옥도 가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벳푸 시내버스를 타고 갈 수 있었지만, 일부러 걸어서 가기로 했다.

걸어가며 자연풍경과 마을의 모습을 보면서 배낭여행의 느낌을 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게 걷다보니 또 맛이 있다. 시원한 산들바람과 아기자기한 일본의 전원주택, 그리고 공장과 논밭.

중간 중간 예쁜 누나도 우리를 반겨주었다. 아마 지역 대표 미인인 것 같았다.

이런 시골 작은 주택가에도 자판기가 있다ㅋㅋㅋㅋ 자판기에 진심인 일본인 

일본 시골길을 걷는 느낌을 영상으로 담아왔다.

그렇게 시골길을 걷다보니 도달한 두 온천이 있는 장소.

'회오리 지옥'을 먼저 갔지만, 회오리 지옥의 볼거리인 간헐천이 분출하는 시간대가 아니어서,

일단 도장만 찍고 '피 지옥'을 보고 나서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피 지옥 온천 가기 전에 있는 기념품 가게 안의 티셔츠인데 뭔가 웃겨서 찍어봤다.

이 너구리 녀석 또 있다. 시비거는 건가 ㅋㅋㅋ

들어서면 피 지옥 온천이 펼쳐진다.

들어가면 지옥으로 입장할 거 같은 비주얼.

붉은 도깨비들이 온천을 즐기고 있을 거 같다.

코로나 방역 수칙 등을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캐릭터로 설명하는 팜플렛.

눈에 안 띄일 수 가 없다. 

일본은 이런 식으로 효과적 정보 전달을 위해 애니메이션을 잘 활용하는 것 같다.

마지막 피 지옥 온천의 도장까지 찍어서 모든 순례길을 완료했다.

물질적 보상은 없지만 이루었다는 성취감과 그에 따른 도파민ㅎㅎ

 

그리고 맥락과는 상관없지만, 여기에도 예쁜 누나가 있다.

또 나무판에 새긴 피 지옥 온천과 관련된 글귀 몇 자.

간헐천 분출 시간이 가까워졌기에 우리는 다시 '회오리 지옥'으로 돌아갔다.

분출 시간이 가까워오자 관광객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대부분 일본인들로 보였다.

이윽고 '회오리 지옥'의 간헐천이 분출했다.

하늘로 승천하는 물줄기의 멋드러진 비주얼이란.

인공적 현상이 아니라 자연적 현상이라는 점이 신비로웠다.

 

우리는 이렇게 7개 지옥 온천 순례를 모두 마치고, 벳푸 시외버스터미널로 복귀했다.

돌아갈 때는 시간이 촉박했기에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터미널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마음 먹었는데,

주변에 문을 연 음식점이 없었다.

오후 1시까지 영업하고 브레이크 타임을 가지는 줄 몰랐던 것이다.

 

할 수 없이 편의점이라도 가야하나, 생각할 때, 오래된 토리텐 가게가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니 영업을 하고 있었다.

서툰 일본어였지만 어찌어찌 토리텐을 구매해서 나눠 먹었다,

여기서 토리텐은 닭고기에 튀김옷을 묻힌 후 튀겨서 먹는 요리이다.

나는 사실 카라아게랑 구분이 안 됐다.

일본 농림수산성 웹페이지에 게시된 토리텐 사진

후에 인터넷 검색을 하니 일본 쇼와시대 초기 카라아게(일본식 닭튀김 요리)는 순살이 아닌 뼈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먹기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었고, 그들을 배려하여 뼈가 없는 허벅지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튀김 방식으로 만든 것이 토리텐의 시작이라고 한다.

 

급하게 허기를 달래고 터미널에서 후쿠오카행 버스를 기다렸다.

잠깐 나가서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먹기도 했다.

이 사이다 개인적으로 맛있었다.

얼마 뒤 시외버스가 왔고, 우리는 지친 몸을 후쿠오카행 버스에 뉘었다.

가는 동안 정신없이 잤던 것 같다.

우리는 저녁이 되어서야 후쿠오카 텐진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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