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푸에서 2시간 이동해 텐진으로 돌아왔다.
시간은 오후 5시 즈음.
우선 숙소 체크인부터 하기로 결정했다.
숙소는 텐진 북쪽에 위치해 있었다.
'헤이와다이 호텔'
시설은 그냥 그랬다. 하루 묵기 딱 좋은 정도.
저녁식사로는 야끼니쿠를 먹기로 했다. 야끼니쿠는 일본식 숯불구이 고깃집이다.
전화를 걸어서 이곳 저곳 방문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토요일 저녁이라 예약이 꽉 차 있는 곳이 많았다.
다행이도 세 번 째 시도에 예약을 잡았다.
야끼니쿠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져 있었다.
들어서는 입구는 이런 비주얼.
우리는 바로 고기와 하이볼을 주문했다.
불판은 이런 비주얼인데, 한국과는 크기가 달랐다.
물수건, 간장 소스와 레몬, 소금이 나왔고
한국처럼 기본 반찬은 나오지 않았다.
따로 주문을 해야하는 모양이다.
하이볼을 홀짝홀짝거리며 기다리니 드디어 나온 고기
소의 여러 부위들이었다.
먹음직스러운 붉은 빛깔의 살코기와 적당한 지방기.
그 다음으로 든 생각은 한국인 마인드로는 이해 못 할 고기의 양ㅋㅋㅋㅋㅋ
우리는 사전 정보가 있어서 큰 충격은 없었지만
처음보는 사람은 고기 양에 실망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배고팠기에 고기를 바로 불판에 구웠다.
한우와는 다른 결의 맛이었다. 그런 차이점이 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미식가가 아니여서 엄청 디테일한 표현을 못 하지만,
매우 부드럽게 씹히고, 육즙이 차있지만, 느끼하지 않은 맛이었다.
다음으로 궁금했던 우설을 시켰다. 우설은 말 그대로 소의 혀이다.
예상되지 않는 맛.
먹어보니 식감이 독특했다. 부드럽지만 씹는 맛이 존재하는 그 오묘한 식감이 계속 끌리게 만든다.
일본에서 소비가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대로 끝내기는 아쉬워서 상 갈비세트를 하나 더 시켰다.
고기 위에 양파를 올려서 먹는 형태였다.
근데 막상 구우니 올려놓은 양파가 우수수 떨어졌다ㅋㅋㅋ
어쨌든 야끼니꾸 집에서 여러가지를 즐겼다.
하이볼과 함께 먹으니 찰떡궁합.
총 가격은 10만원이었다.
야끼니쿠만 먹고 가기엔 아쉬웠다. 뭣보다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일본 꼬지구이집으로 향했다.
테이블 형태의 음식점이었다.
고개를 앞으로 숙이면 바로 이렇게 주방이 보인다.
이것저것 시킨 다음, 양배추와 술을 먹고 있으면 음식이 나온다.
우리는 닭의 여러 부위와 야채 구이를 시켰다.
정석적인 맛의 꼬지구이 집이었고, 음식도 빨리 나왔기에 개인적으로 '호'였다.
친구와 음식과 술을 시켜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음식점.
닭도 맛있었지만 의외로 기억에 남은 건 참마 구이였다.
이게 감자튀김 식감인데 거기서 살짝 물기가 있게 아삭한 식감이 있었다.
거기에 소금을 살짝 쳐서 주니 중독성이 있었다. 계속 손이 가는 음식.
여기서 참마구이에 눈을 뜬 것 같다. 한국에 가서도 자주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건 고구마 소주. 달달한 맛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고 알코올 향이 조금 쌨다. 그래서 불호.
꼬치구이 집까지 가니 배가 찼다.
더 이상 먹기엔 무리였기에 걸어서 숙소까지 향했다.
가다가 돈키호테가 있어서 거의 충동적으로 입장했다. 계획에는 없던 일정. 그래도 여행이란게 이 맛 아니겠는가?
참고로 돈키호테는 잡화점이다. 음식, 의류, 명품, 책 등등 이것 저것 다 파는 상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층별로 파는 물건이 달랐다.
그리고 한 가지, 1층 계산대에 관광객이 우글우글거려서 움직이는데 진땀뺐다.
지하나 다른 층은 한산해서 그 쪽의 물건을 중점으로 둘러보았다.
한국 제품도 팔고 있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들어간 후드티도 팔고 있다.
귀엽긴 한데 문화충격ㅋㅋㅋ
한국에선 절대 이거 못 입고 못 돌아다닐 거다.
그리고 일본이기에 성인용품도 대놓고 판다ㅋㅋㅋㅋ 역시 성진국.
구매한 물건은 없었지만, 일본과 한국의 문화차이를 한 껏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다.
면세도 되니 일본에 오면 한 번 꼭 가보길 추천한다. 그냥 아이쇼핑만 해도 재밌다.
돈키호테를 나가서 다시 텐진 쪽으로 이동했다.
우리가 방문한 음식점은 모두 텐진 남쪽에 위치했기에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는 형국이었다.
일본의 토요일 밤거리는 사람으로 북적거렸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주말 밤은 활기가 넘치는구나.
이대로 숙소로 돌아가기는 아쉬었다.
그래서 여행 계획에 있었던 일본 가라오케(노래방)에 가기로 결정했다.
1층 로비에서 등록을 하면 방 번호를 배정해주는 시스템이었다.
시간제였고, 결제는 후불이었다.
방은 이런 모습.
오른쪽의 전화기로 이것 저것 주문을 할 수 있다.
우리는 기본 제공 음료수만 주문해 마셨다.
서구권 노래도 있고,
예상은 했지만 한국 노래도 있다ㅋㅋㅋ
그래도 기왕 일본에 온 거,
한국 노래방에는 없는 일본 노래 최대한 열심히 불렀다.
부르고 싶었지만 부를 수 없었던 노래들을 노래방에서 부르니 감회가 새로웠다.
소원을 이룬 기분. '이런 소소한 기쁨만으로도 나는 만족할 수 있구나'를 느꼈다.
이게 진정한 '소확행'이라는 걸까?
가라오케에서 혼을 불사른 다음에 나오니
새벽 텐진의 거리는 잔잔해져있었다.
그 많던 사람들이 모두 어디로 사라진 건지.
로손 편의점에서 안주를 여러가지 구입한 뒤, 숙소에서 한 잔을 또 때렸다.
이 롤케이크가 로손 편의점에서 유명하다길래 한 번 사봤다.
생크림이 가득찬 폭신한 롤케익.
한국 편의점에도 팔아줬으면 좋겠다.
달달한 요로호이 한 잔 들이키고 3일차 여행을 끝맺었다.
마지막 4일차에는 더 후회없이 여행을 하리라 다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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